[현장] 부여 웅포대교에서 금강하굿둑까지.. 걸쭉한 '녹조라떼'의 강
이 손을 봐주기 바란다. 진한 녹색 페인트통에 한 번 담갔다가 뺀 것처럼 엉망. 페인트보다 더 진한 금강의 녹조에 담갔던 손이다. 이 한 장의 사진만으로도 '고인 물은 썩는다'는 상식을 확인.
4대강 사업 이후 해마다 녹조가 발생. 강물을 가로막고 있던 세종·공주·백제보의 수문 개방과 함께 한순간에 사라졌다. 그러나 하굿둑의 영향을 받은 (충남) 부여군과 서천군, (전북) 익산시와 군산시 쪽은 질척한 곤죽 상태. 재난 상태의 녹조가 발생하고 있지만, 하굿둑 개방을 놓고는 전라북도와 충청남도가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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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강물에 지긋이 손을 담갔다. 기분 나쁠 정도로 끈적끈적한 액체가 손바닥을 타고 흘러내린다. 거머리처럼 녹색의 강물이 달라붙었다. 따끔거리는 손바닥을 비비면서 심한 악취로 두통이 밀려와 서둘러 빠져나와야 했다.
녹조는 '독'이다. 대량으로 창궐한 남조류 '마이크로시스티스'는 그 안에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치명적인 독을 품고 특히 간질환을 일으키는 독성물질로 인해 서구에서는 물고기와 가축, 심지어 멕시코에서는 사람까지 사망한 사례가 확인. 지난해에는 아프리카 보츠와나 지역에서 코끼리 수백 마리가 떼죽음을 당하기도 했다. 녹조가 원인인 시아노박테리아의 신경독 때문.
일본의 유명한 조류학자인 다카하시 토오루 구마모토보건대학 교수는 두 차례 방한해 4대강 녹조를 조사·분석하면서 "남조류 마이크로시스티스가 내뿜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성물질이 청산가리의 100배나 되는 맹독성 물질"이라고 증언.
그는 또 "이 맹독성 물질은 조류를 먹을 수밖에 없는 어류에 그대로 농축되고, 심지어 이 강물로 농사지은 농작물에까지 농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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